카카오 ‘택시·대리운전·내비’ 분사해 경쟁력 높인다

입력 2017-07-02 19:12 수정 2017-07-02 19:15

카카오가 택시,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분사해 ‘카카오모빌리티’를 설립한다. 올해에만 카카오메이커스,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페이 등을 분사한 카카오는 60개 넘는 계열사를 갖고 있다. 카카오는 서비스별 분사를 통해 전문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내비 서비스를 분사해 카카오모빌리티를 설립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 5월 모빌리티 사업 부문 분사를 확정한 카카오는 신설법인을 만들어 분사 준비를 하고 있다. 새 법인대표에는 정주환 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이 내정됐다. 글로벌 대체 투자기업 TPG는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주환 대표 내정자는 “오프라인 산업의 온라인 전환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온라인 전환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며 “모빌리티 전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이용자와 사업자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부터는 기업용 업무택시 호출 서비스 등으로 수익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 내 광고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카카오는 ‘캐리비안의 해적’ 게임을 앱 내 광고 형태로 제공했다. 카카오택시 이용자에게 게임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의 게임 광고는 카카오택시 앱에 광고를 어떻게 적용할지 테스트하는 차원이었다”며 “광고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등 반응이 좋아 효과적인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추가 요금을 적용해 택시를 더 빨리 부를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을 구상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콜택시 호출비 등 정해진 요금 외에 웃돈을 받는 건 불법이라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 카카오는 수익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추가 요금 등 구체적 방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카카오는 지난 3월 말 기준 62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케이벤처그룹, 카카오게임즈 등이 있다. 카카오 내 게임사업부도 곧 카카오게임즈에 편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이나 순환 출자 등으로 이용되던 대기업 계열사와는 달리 전문 서비스 영역에 집중하고 외부 기업의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조금 더 슬림하게 조직을 갖추고 시장에 빨리 대응하기 위해서 분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별도 법인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글=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