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발전원별 연료비 단가가 상승하면서 전기요금 인상 등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단순히 발전원가만 따지면 석탄이나 원자력발전이 더 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탄소세 등 환경비용과 원자로 폐기비용 등 전체 사회적 비용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 미국과 영국 정부가 발표한 발전원별 균등화발전단가(LCOE·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지표가 대표적이다.
균등화발전단가는 발전소의 설계, 건설, 운영, 자금조달,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비용을 총발전량으로 나눈 발전원가를 뜻한다.
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미국 발전소의 균등화발전단가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22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최신 발전소들을 기준으로 석탄과 LNG, 원자력, 신재생(풍력·태양광)의 발전단가를 비교했다. 그 결과 풍력의 균등화발전단가가 2016년 기준 메가와트시(㎿h)당 52.2달러로 가장 저렴했고 LNG(56.5달러), 태양광(66.8달러) 순이었다. 원자력의 균등화발전단가는 ㎿h당 99.1달러, 석탄은 무려 140달러에 달했다.
미국은 엄격한 온실가스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석탄발전의 경우 탄소제거설비 등을 갖춰야 해 건설비가 급격히 올라간다. 원전의 경우에도 안전비용 등을 충족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전체 균등화발전단가가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정부도 비슷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가동 예정인 영국 발전소들의 평균 ㎿h당 균등화발전단가는 지난해 기준 풍력 61파운드, 태양광 63파운드, LNG 82파운드, 원자력 95파운드, 석탄 138파운드로 나타났다.
㎿h당 발전원별 연료비는 원자력 5파운드, 석탄 24파운드, LNG 40파운드로 원전이 싸고 LNG가 비싼 한국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유지비, 탄소세 등 각종 환경비용을 반영한 최종 발전단가에서는 순위가 역전되는 것이다. 영국은 균등화발전비용을 계산할 때 원전 폐로 비용 등을 원가에 반영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풍력 ㎿h당 52.2달러 석탄은 무려 140달러
입력 2017-07-0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