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30일 자정을 넘겨 1일 새벽까지 진행됐다. 청문회 시간은 길었으나 내용은 없었다.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해명은 충분치 않았다. 임금체불로 고용부로부터 조사를 받는 한국여론방송의 사외이사 겸직 및 주식 보유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조 후보자는 “몰랐다”고 대답했는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다. 선출직이 아닌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성실하게 답변함으로써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과거 잘못했던 일은 솔직히 인정해 용서를 구하고, 오해에서 비롯된 의혹은 자료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후보자의 의무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답변으로 일관했다. 인감증명서를 맡긴 회사가 어떤 곳인지, 자신의 지위와 역할이 무엇인지조차 알아보지 않았다는 말에 수긍할 사람은 없다. 이미 조 후보자가 경영에 관여했다는 직원의 증언까지 나온 상황이다. 조 후보자는 “학교에서 연구와 교육에 전념해 바깥일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불찰을 반성한다”고 말했지만 그렇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인사청문회를 요식행위로 생각하고 야당의 반대를 정치공세로 돌리면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구태를 보는 듯해 씁쓸할 뿐이다.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한국여론방송과 관련된 불법겸직·탈세 외에도 음주운전과 해명 과정에서의 거짓말, 다운계약서 작성, 논문 표절, 불법 용도변경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청문회에서 일부 해명된 의혹도 있지만 설명은 부족했다. 심지어 장기화된 노사분규로 논란 중인 노동계 현안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질이 의심스러운 조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라는 여론이 높다. 청와대는 이런 여론을 반대를 위한 반대나 국정 발목잡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사설] 자질 부족 확인된 조대엽 후보자, 자진사퇴가 옳다
입력 2017-07-02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