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비정규직 함성’ 文정부 압박… 노동계 ‘6·30 총파업’

입력 2017-07-01 05:03
사회적 총파업 본 대회가 30일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려 파업에 참여한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청계3가까지 행진하며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인정,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등을 요구했다. 최현규 기자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대회가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개최된 대규모 집회에 비정규직 노동자와 시민 등 5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6·30 사회적 총파업, 지금 당장’을 열고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인정 등을 요구했다. 대회사를 맡은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최저임금 1만원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 전 사회적 요구가 됐다”며 “비정규직을 없애고 차별 없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1000만 비정규직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전국적으로 총파업에 동참한 민주노총 산하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은 6만여명에 이른다.

총파업대회에는 학교급식 조리원, 병원 청소 노동자, 마트 노동자 등의 깃발이 날렸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이 비정규직이 주도하는 첫 민주노총 총파업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건설노조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등 민주노총 소속 산별단체 16개와 함께 알바노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백남기투쟁본부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도 참여했다.

본 대회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발언과 문화공연으로 진행됐다. 이번 총파업을 공동 주최한 ‘만원행동’ 소속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최저임금이 넘는 돈을 받으며 일한 적이 없다”며 “아플 때 제때 병원 갈 권리, 먹고 싶은 음식 먹을 권리, 곰팡이 없는 집에서 살 권리가 최저임금 1만원”이라고 말했다.

참가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총파업 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본 대회는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인간답게 살 권리는 결코 연기하거나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 권리가 아니다”며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과 함께 사회적 총파업으로 내 삶과 현장을, 세상을 바꾸자”고 선언하고 행진을 시작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시작된 행진은 종로3가를 거쳐 청계3가 교차로에서 마무리됐다.

본 대회에 앞서 서울시내 13곳에서는 사전집회가 열렸다. 파업 이틀째를 맞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조합원 2만여명은 분홍색 조끼를 맞춰 입고 오후 1시 광화문 북광장으로 모여 비정규직 철폐와 근속수당 인상을 외쳤다. 박금자 학비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비정규직 철폐 공약을 이행하고 학교 비정규직의 경우 공무원 임금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직접 말씀해주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75개 중대 6000여명을 배치했다. 차벽은 설치하지 않았다. 경찰이 추산한 집회 참가 인원은 2만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임주언 신재희 기자 eon@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