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페더러-‘흙신’ 나달, 윔블던서 만날까

입력 2017-07-01 05:00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세계랭킹 5위). 그는 올해 1월 호주오픈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달 2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할레에서 열린 ATP 500시리즈 게리베버오픈 1회전에서 스기타 유이치(29·일본)를 제압하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개인 통산 1100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흙신’ 라파엘 나달(31·스페인·2위). 그는 지난달 12일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스탄 바브린카(32·스위스)를 세트 스코어 3대 0(6-2 6-3 6-1)으로 제압하고 개인 통산 대회 10회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페더러와 나달은 영원한 라이벌이다. 2004년부터 페더러는 남자 테니스의 강자로 군림했다. 그런 그를 꺾은 선수가 바로 나달이었다. 하지만 둘은 적이 아니다. 오히려 깊은 우정을 나누는 사이다. 페더러는 “나달이 있기에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오랜 시간 우리가 경쟁해 온 점이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나란히 부활에 성공한 페더러와 나달은 오는 3일 영국 윔블던에서 열리는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대회에 출전한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선수가 결승전에서 맞붙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페더러는 호주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후 지난 3월 ATP 투어 BNP파리바오픈에서, 4월 마이애미오픈에서 연거푸 정상에 올랐다. 또 게리베버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선 알렉산더 즈베레프(20·독일)를 2대 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페더러는 부상에서 복귀한 올해 메이저 대회는 물론 각종 오픈을 휩쓸며 ‘황제의 귀환’을 알리고 있다. 페더러는 윔블던과의 인연이 깊다. 페더러가 처음 메이저 정상에 오른 대회가 윔블던이고 가장 많은 우승(7회)을 차지한 메이저 역시 윔블던이다. 윔블던 8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기 위해 페더러는 프랑스오픈 등 클레이코트 대회에는 불참하기도 했다.

나달은 페더러에게 호주오픈을 내줬지만 이후 순항하고 있다. ATP 투어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와 바르셀로나오픈, 무투아 마드리드오픈 등에서 잇따라 우승한 것이다.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은 코트 특성이 달라 나달이 연속 우승하기란 쉽지 않다. 클레이코트는 공이 바운드 된 후 높이 튀어 오르고 속도가 느려지지만 윔블던의 잔디코트는 낮게 깔리고 공의 속도도 빨라진다.

윔블던대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프랑스오픈 7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퍼펙트 우승’을 기록한 나달은 공교롭게도 윔블던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2008년과 2010년에도 프랑스오픈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윔블던 결승에선 나달이 페더러를 꺾고 우승을 거뒀다. 앞서 2006년과 2007년엔 페더러가 나달을 결승에서 격파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