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골육상쟁을 펼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9일 만났다. 경영권 분쟁 이후 2년 만에 만난 것으로 화해의 물꼬가 트일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30일 “두 사람이 별도의 배석자 없이 10분간 독대했다”면서 “화해가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 만남이었지만 특별히 합의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독대 형태여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만남은 최근 어머니 시게미쓰 하쓰코씨의 화해 권고가 있었고, 마침 친척의 제안이 있어 이뤄졌다고 롯데 측은 밝혔다. 이 친척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참석차 최근 일본 출장을 다녀온 것을 고려하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이자 두 형제의 작은아버지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으로 추정된다.
재계에선 이번 만남이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쉽지 않은 데다 명분을 잃게 되면서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앞세워 경영권 되찾기에 나섰던 신 전 부회장의 명분은 없어졌다. 지난 24일 신 총괄회장은 일본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추대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두 번 만남으로 성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신 회장은 화해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이 대화 노력을 밝힌 만큼 조만간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재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부친 제사는 음력 6월 16일로 신 전 부회장의 성북동 자택에서 그룹 일가가 한자리에 모여 왔다. 올해는 8월 8일이다. 신 회장은 2년째 참석하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참석해 형제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 신동빈·신동주 만났다
입력 2017-07-01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