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동행한 경제인들이 향후 5년간 128억 달러(약 14조60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항공기 및 에너지 분야 등의 수입액 224억 달러(약 25조5000억원)까지 합치면 모두 352억 달러(약 40조1000억)의 선물 보따리를 푼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한 52개 기업의 대미 투자 및 제품 구매 계획을 집계해 29일 발표했다.
먼저 삼성전자가 3억8000만 달러를 들여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에 가전 공장을 설립하는 투자의향서(LOI)에 서명했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미국 가전 공장으로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또 2020년까지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15억 달러 규모의 투자도 진행한다.
최태원 그룹 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날아간 SK는 에너지 분야 등에 최대 44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는 GE, 컨티넨털리소스와 미국 셰일가스 개발 및 판매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잇따라 체결했다. 향후 5년간 16억 달러를 투자하고 추가로 28억 달러 투자 여부를 검토한다.
5년간 31억 달러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던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과 신차 개발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LG는 2019년까지 테네시주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가전 공장을 설립하고, 뉴저지주에 3억 달러의 신사옥을 건립할 계획이다. 두산은 현지 자회사 두산밥캣, 두산퓨얼셀아메리카 등을 통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7억9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은 투자 외에 미국산 제품 구매를 위해서도 지갑을 크게 열었다. SK가 2020년부터 미국산 액화석유가스(LPG), 액화천연가스(LNG)를 매년 18억 달러어치 들여온다. GS그룹은 GS칼텍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40만 배럴(1억1800만 달러)의 원유를 도입하고 GS EPS는 2019년부터 20년간 셰일가스를 매년 60만t 수입한다. 한진그룹은 2023년까지 102억 달러에 달하는 항공기를 보잉으로부터 50대 구매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과 미국 상공회의소는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한·미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양국 정상 간 첫 만남을 앞두고 양국 경제인들의 바람을 담아 경제동맹을 굳건히 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토대가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방미 경제인단, 美에 40조원 선물보따리
입력 2017-06-29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