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이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가 분열되고 거의 다 전멸돼버려 큰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을 찾은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탄핵 이후 지속된 보수 위기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보수 안에) 합리적인 중도를 표방하는 세력도 있는데 (박근혜정권이) 너무 우측으로 가다보니 지금과 같이 보수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대표는 과거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 전 대통령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공격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집권 이후 비박(비박근혜)계로 돌아선 뒤 지난해 말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과 함께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시절 세무조사가 잦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기업인들이 활동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나와 가까웠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세무조사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조사가 진행돼 너무나 미안했다. 그렇게 털었지만 문제되는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업은 잘못한 사람만 벌주고 나머지는 마음껏 뛰게 하면 경제는 저절로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안보에는 여야가 없어야 하는데 안보 문제에 관해 보수와 진보가 시각차를 보이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MB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보수 거의 전멸… 큰일났다”
입력 2017-06-29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