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대재산가 탈세 집중 감시”… 국세청 ‘한승희호’ 출범

입력 2017-06-29 18:49
한승희 국세청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 청장은 국민 시각에서 국세행정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한승희 국세청장이 29일 취임했다. 취임 일성으로 대(大)재산가와 대기업의 탈세 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한 청장 앞에는 새 정부 공약 이행을 위해 매년 6조원에 가까운 세수를 추가 확보해야 하는 숙제가 놓여있다.

한 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고의적인 탈세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대기업, 대재산가의 변칙적 상속·증여는 그 과정을 면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자금의 불법 유출과 사적 이용,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등 지능적 탈세에 조사역량을 집중해 엄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청장의 발언은 불법행위를 하는 대기업과 대재산가를 조준한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첫 번째 표적인 셈이다.

또한 한 청장은 사업자 대신 신용카드사가 부가가치세를 직접 납부하는 ‘부가세 카드사 대리징수제’로 부가세 탈루를 근절하는 방안을 곧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정 당국 관계자는 “증세를 위한 세제개편 없이 매년 6조원가량을 새롭게 거둬들이는 일은 만만찮다”며 “대표적 ‘조사통’인 한 청장이 이미 대기업 역외탈세 조사 강화 등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청장은 중소납세자를 대상으로 간편 조사를 확대해 세무조사에 따른 불편을 줄이고, 근로장려금·자녀장려금 수급 대상자의 신청 편의를 높여 약자를 배려하는 세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 세무조사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납세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세무조사 운영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