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지연 디자이너 “한국 패션산업 위상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어”

입력 2017-06-29 20:50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SFDF(삼성패션디자인펀드)’ 수상자로 선정된 동갑내기 디자이너 정고운(오른쪽), 정지연씨가 29일 서울 강남구 비이커 청담에서 인터뷰를 갖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최근 글로벌 패션 무대의 중심지인 유럽과 미국 등에서 잇따라 전시회를 열며 두각을 나타내는 동갑내기 디자이너가 있다. 여성복 브랜드 ‘고엔제이’ 정고운(33·여) 디자이너와 ‘렉토’ 정지연(33·여) 디자이너다. 이 둘의 공통점은 패션 디자이너 등용문으로 불리는 ‘SFDF(삼성패션디자인펀드)’ 지난해 수상자라는 점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년 두 명(또는 팀)의 디자이너를 선정해 후원금 10만 달러와 국내외 홍보 등을 지원하는 SFDF를 2005년부터 운영 중이다.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물산 패션부문 편집숍 ‘비이커’ 플래그십 매장에서 만난 두 디자이너는 들어서자마자 입구에 마련된 리조트룩 존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비이커는 이번 시즌 두 디자이너와 협업한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정지연 디자이너는 “영국 회사를 통해 오는 9월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전시를 열게 됐는데 SFDF 수상 덕분에 해외 진출할 때 수월하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SFDF는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직접 관심 갖고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때도 중단하지 않았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 사장은 패션업계 이해가 높아 실력 있는 디자이너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국내 활동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제1회 sfdf(스몰 SFDF)’를 처음 운영하고 28일 수상자를 발표했다.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디자이너들인 만큼 한국 패션산업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고운 디자이너는 “한국 패션업계는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잘 팔리는 것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통해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시장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디자이너는 “한국 시장이 워낙 빠르게 반응하는 시장이다 보니 유행에 휩쓸리기 쉬운 환경”이라면서도 “세계 무대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색깔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밝혔다.

글=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