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의 진화… 일자리 창출·문화시설로 부활

입력 2017-06-29 21:33 수정 2017-06-30 05:03
폐교활용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는 부산의 청소년복합문화센터 놀이마루 모습. 놀이마루는 옛 중앙중학교 부지에 지난해 문을 열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폐교의 활용방안이 진화하고 있다. 폐교는 캠핑장으로 주로 활용되다 최근 들어선 일자리 창출과 청소년 교육 등을 위한 문화복합시설로까지 발전하는 추세다.

29일 각 지자체와 교육당국에 따르면 신입생 감소로 문을 닫는 초·중·고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말 현재 폐교된 학교가 전국적으로 3683곳에 달한다. 이중 2330곳은 민간인 등에게 매각됐지만 1353곳은 폐교재산으로 분류돼 해마다 학교당 500만원 안팎의 관리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교육당국은 폐교를 지역주민에게 유익한 복합시설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부산시는 내년 9월 옛 기장중학교 철마분교장 부지에 부산유아체험교육원을 설치할 계획이다. 부산의 유아들은 이곳에서 각종 자연친화적 놀이시설을 직접 체험하고 조작하며 미래의 꿈을 키우게 된다.

지난해엔 옛 부산디자인고와 옛 중앙중학교에 부산과학체험관과 청소년복합문화센터 놀이마루가 각각 문을 열었다. 옛 가락초 해포분교장과 옛 일광초 학리분교에 들어선 부산수상레포츠스쿨과 학리기후변화교육센터도 폐교활용 우수사례로 꼽힌다.

지난달 강원도 삼척의 옛 두타분교를 재건축해 문을 연 전국 최초의 마을자립형 정원사업장 ‘삼척미로(未老)정원’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조성된 이곳은 야영장과 방갈로, 수목정원, 야생화단지, 향토음식점, 사계절 풀장 등 숙박·체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북 포항 구룡포 옛 동부초 부지에서 8월 개장하는 ‘아라예술촌’은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센터로 손색이 없다. 아라예술촌은 상설 공간으로 동호회 활동부터 교육·회의·모임 등이 이뤄진다. 주말에는 관광객 참여를 이끌어내는 특별 프로그램이 운영돼 주민소득 증대도 꾀한다.

1992년 문을 닫은 전북 진안 평장초에서는 지난해부터 ‘흙사랑 자연학습장’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들어선 문화 탐방 프로그램도 개설됐다. 체험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문화해설사와 함께 백운동 계곡 등을 살펴보고 지방무형문화재 제20호 박정오 응사의 ‘매사냥’ 시연도 볼 수 있다.

전남 장성에서는 편백힐링특구 폐교에 ‘편백 목공예 체험공방’을 신축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지역 업체와 주민이 협업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목공예 기술전수와 공예품 제작·판매로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를 한다는 것이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폐교의 활용방안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창출과 체험관광 활성화에도 중심적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주·전주·부산=장선욱 김용권

윤봉학기자, 전국종합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