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사드, 엄청난 잉크 쏟아져…정상회담 주 의제는 무역”

입력 2017-06-30 05:00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헤이 아담스 호텔 연회장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한 경제인들과 차담회를 열어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문 대통령, 안건준 크루셜텍 회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을 대표해 처음으로 방미 경제인단에 포함됐다. 워싱턴=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0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의 주 의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가 아니라 무역 문제가 될 것이라고 미 백악관이 28일 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언론을 상대로 가진 전화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를 한국과 솔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는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자동차 판매에 여전히 장벽이 존재하고, 한국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과도한 양의 중국산 철강 제품에 관해 솔직담백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의 대미 흑자는 줄어들고 미국의 대한 수출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큰 격차와 불균형이 존재한다”며 “양국 정상들이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드가 정상회담의 주 의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드와 관련해서는 이미 엄청나게 잉크를 엎질러 놓았다”면서 “두 정상 중 누구도 이 문제를 논의의 중심에 놓고 다룰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사드 배치 완료를 위한 절차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그것이 사드 배치 결정을 뒤집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북핵 동결 이후 핵 폐기를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2단계 접근법에 대해 “문 대통령의 생각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북 접근법에 관한 양국의 현 입장에 어떤 문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평창 동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이 미국의 대북 압박을 약화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북 압박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은 북한 대외 교역의 90%를 차지하고, 석탄 수입금지는 그중 하나일 뿐”이라며 “중국이 과거에 했던 것보다 더 많이 북한을 압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여러 면에서 모범적인 동맹”이라며 “한국은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평택 미군기지) 주둔 비용의 92%를 떠맡는 등 엄청난 돈을 써왔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에서는 뒤처져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또 이미 한·미 간에는 분담금을 재논의할 메커니즘도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