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특목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정부의 상당수 인사들이 자녀를 자사고나 특목고 등에 진학시켰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28일 문재인정부에서 자녀를 자사고, 특목고, 강남8학군 고교에 진학시킨 장·차관급 고위인사(장관 후보자 포함)가 최소 15명이라고 밝혔다. 곽 의원은 현 정부에서 지명된 장·차관급 인사와 장관 후보자,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인사 86명 중 자료 제출에 응한 고위인사 21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21명 중 15명이 자녀를 자사고·외고·국제고·강남8학군 고교에 진학시켰거나 유학시켰다. 70%가 넘는 비율이다. 문재인정부 고위인사 15명의 자녀 20명 중 강남 8학군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고 4명, 국제고 3명, 자사고 2명, 유학과 대안학교 출신이 각각 1명으로 나타났다.
특목고를 공개 비판한 인사가 과거 자녀를 특목고에 진학시켰던 사실도 드러났다.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사고·특목고가 문제가 된 것은 설립 취지와 다르게 고액 사교육을 유발하는 온상이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의 아들은 D외고를 졸업했다. 저서에서 “자사고·특목고·국제고 등이 원래 취지에 따라 운영되도록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자녀도 H외고를 졸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장남과 차녀가 국제고 출신이며,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의 자녀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도 각각 K외고와 S외고를 졸업했다.
정부와 청와대 요직에 있는 인사와 자사고·특목고 등의 폐지를 주장하는 정당의 국회의원들이 자녀의 자사고·특목고 진학 사실을 공개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당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두 자녀를 외고에 진학시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한국사회의 입시경쟁을 강화시켰다’고 사과한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외고·자사고 재지정] “文정부 장·차관급 15명 자녀 20명, 자사고·특목고·8학군·유학 출신”
입력 2017-06-2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