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듯 계단을 오르내리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한발 두발 계단을 밟을 때마다 은은한 오카리나 선율에 발광다이오드(Led)조명이 빛을 발해 마치 나비들이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인다.
경기도 안양시는 지하철 1호선 안양역 계단에 건강도 올리고 기부금도 올리는 ‘기부하는 나비계단(사진)’을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높이 9m의 나비계단은 이용자가 한걸음씩 오를 때마다 빛과 음악이 반응하도록 만들어 졌다. 날개를 펼친 두 마리의 나비와 환상적인 어울림을 표현한 계단 작품은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김현정 작가가 ‘생명-나비-4차 산업’이란 제목으로 제작해 재능기부 했다.
시민이 에스컬레이터 대신 기부계단을 이용하면 1명당 10원의 기부금이 적립되며, 연말에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돼 불우이웃에게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두 아이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던 박샛별(안양4동)씨는 “건강도 챙길 수 있고 또 소외계층 아동들도 도울 수 있다니 앞으로 항상 나비계단을 이용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하루 7만5000명이 이용하는 안양역이 기부와 예술이 만나는 명소로 거듭나게 됐다”며 “나눔이 일상이 되고 즐거움이 될 수 있는, 기부 문화 확산의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양=강희청 기자
“걸으면 10원씩 기부금이 쌓여요”… 안양역에 ‘기부하는 나비계단’
입력 2017-06-28 21:47 수정 2017-06-28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