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후보자 “月 3000만원 자문료 저도 깜짝 놀랐다”

입력 2017-06-28 19:06 수정 2017-06-29 00:15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기 전 눈을 감고 있다. 송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에는 송구하다고 했고, 다른 의혹은 대부분 부인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근무 당시 월 3000만원의 고액 자문료를 수령한 것에 대해 “저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월급 3000만원이 합당한 대우였다고 생각하느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송 후보자는 “(군) 초급 간부의 연봉을 월급으로 받은 부분은 국민적 시각에서 볼 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급 3000만원에 깜짝 놀랐다는 송 후보자는 그러나 자신의 법무법인·방산업체 근무가 전관예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율촌 근무는 방산 관련 법률 지원 제도를 만드는 데 의견을 제시해 달라는 자문 요청에 응한 것이며, LIG넥스원과는 수출 계약 자문 활동이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해군참모총장 재임 당시 군납비리 사건 수사를 무마·축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 후보자는 “후배 장성들에게 기업행을 적극 권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기업에 간다면 적극 권하겠다”며 “제가 처음으로 (법무법인에) 갔는데 후배 장성들이 이런 길을 간다면 적극적으로 권해 방위산업 수출·수입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장교들은 대기업에 가서 국가를 위해 일하고, 새 무기체계 개발 자문 업무를 하는 것이 상례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방산업체나 법무법인에서 퇴직 장성들 영입 경쟁을 한다면 어떤 장성이 나라를 지킬 수 있겠느냐”며 “말하시는 게 마치 방산업체 회장 같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지만 로비스트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송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 사과했다. 송 후보자는 “26년 전 젊은 시절 한순간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다. 당시 헌병대·경찰청 기록 삭제 및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부탁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송 후보자가 1991년 7월 음주한 동료 차량으로 귀가하던 중 경찰에 적발되자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송 후보자는 “제가 운전한 차가 아니며, 동기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가 나서 뒤처리를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의원도 송 후보자가 직접 운전한 것은 아니라고 한 발 물렀다.

송 후보자는 사드(THAAD) 배치 관련 국회 비준동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 있다, 없다를 단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비준 여부를 떠나 절차적 정당성이나 중국을 설득해 한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중국을 설득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된다면 국회 비준동의 절차는 생략할 수 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송 후보자는 국방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사드 배치가) 국회 비준동의 사안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송 후보자는 또 “북한은 주적이고,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응해 우리는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최승욱 정건희 이종선 기자,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