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의 유명한 목사님이 드럼과 대형 스크린, 복창기도, 성찬식, 청바지와 티셔츠 등을 ‘현대교회의 오적(五賊)’이라며 적폐(積弊) 대상으로 지목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경건한 예배를 위한 바른 지적”이라는 옹호론과 “피아노도 치지 말아야 하나요”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논란은 하이패밀리 대표인 송길원(사진) 목사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몰매 맞을 각오로 올린 글, 한국교회의 오적’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습니다.
송 목사는 드럼에 대한 반감부터 드러냈습니다. 그는 “언제부턴가 교회음악을 주도하는 악기가 드럼으로 교체됐다”며 드럼의 리듬이 아프리카 무당이 미신적 의식을 치를 때 치는 북소리와 흡사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아울러 “드럼은 세속적인 음악에서 흥분 상태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되는 악기이니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어 “찬양가사를 띄워주기 위해 십자가마저 가린 대형스크린은 교회를 노래방 수준으로 바꾼 주범”이라거나 “‘주여! 주∼여! 하는 복창기도, 단체 급식하듯 나눠 주는 성찬식, 젊은이들과 코드를 맞추겠다며 걸친 청바지와 티셔츠 같은 싸구려 복식”을 거론했습니다.
인터넷상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송 목사의 페이스북에는 댓글 400여개가 달렸습니다.“피아노도 교회에서 치면 안 되는 악기였죠. 바흐의 음악 또한 사탄의 음악이라며 박해 받았고요. 본인 취향을 영적인 것인 양 포장하다니 안타깝군요”라는 등의 비난 의견과 “젊은이들 구미에 맞추려고 목사가 청바지를 입고 드럼소리로 가득한 교회에서 설교하는 건 분명 잘못”이라는 옹호 의견이 교차했습니다.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물어봤습니다. 박 원로목사는 “미국 서부에서부터 시작된 유행이 어느새 한국교회에 만연하고 있다”면서 “때와 장소와 성격에 맞춰 의식을 치르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 만큼 요란한 드럼 소리나 품격 없는 옷차림은 주의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과거의 것만 고집해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예배의 경건함을 해쳐선 곤란하다는 뜻이겠죠.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미션 톡!] 드럼·대형 스크린·복창기도·성찬식·청바지 유명 목회자가 교회 5적으로 지목 논란
입력 2017-06-29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