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땅 용산 유엔사 부지, 일레븐건설이 품었다

입력 2017-06-27 21:45 수정 2017-06-27 23:18
서울 도심의 마지막 ‘금싸라기땅’인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령부 부지가 새 주인을 찾았다. 부지 매입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6일부터 진행된 유엔사 부지 입찰에서 1조552억원을 써낸 일레븐건설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입찰에는 건설사와 부동산 시행사 등 6개 업체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했다.

일레븐건설은 다음달 3일까지 낙찰금액의 10%(입찰보증금 포함)를 계약보증금으로 납부하고 LH와 용지매매 계약을 체결하면 매수인 지위를 갖게 된다.

그동안 LH는 ‘용산공원정비구역 복합시설조성지구 조성사업’을 위해 미군이 사용하던 유엔사 부지와 캠프킴, 수송부 등 3개 부지를 차례로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첫 번째 매물인 유엔사 부지는 전체 면적 5만1753㎡ 중 공원과 녹지, 도로 등 무상 공급 면적을 제외한 4만4935㎡(1만3592평)다. 사업지구 전체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건축물 배치나 건축선, 형태, 외관, 경관 등 건축 관련 세부 지침이 수립돼 있지 않았지만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사무실·문화공간 등 복합시설을 지을 수 있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 연면적 비율)은 600%,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은 60%가 적용된다. 공동주택은 전용면적 85㎡ 초과 780가구까지 전체 건축물 지상 연면적의 40% 이하로 건축할 수 있다. 남은 2개 부지는 2019년쯤 순차 매각할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유엔사 부지에 1조원이 넘는 가치를 매긴 데는 서울 용산구 한복판에 위치한 입지와 잠재 가치 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용산구 아파트 시세는 지난 2일 기준 3.3㎡당 2548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설 경우 민간 분양가는 3.3㎡당 최소 8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레븐건설도 최고급 주거타운을 짓겠다는 상세한 계획안을 수립해 LH에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안을 토대로 서울시와 용산구 등 관계기관 협의·심의 절차를 거치고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얻은 뒤 건축 관련 인허가를 진행하게 된다.

건설사가 최종 선정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과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용산구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유엔사 부지가 개발되면 인접해 있는 한남 뉴타운 4, 5구역과 용산공원 등의 개발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유엔사 부지의 분양가와 시세는 인근 지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