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개혁’ 착수… ‘겸직’ 통해 계열사 칸막이 없앤다

입력 2017-06-27 21:32 수정 2017-06-28 18:17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를 향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첫발을 디뎠다. 키워드는 ‘협업’이다. 자본시장과 글로벌 담당 임원이 신한금융 자회사 5곳의 임원을 겸직하는 실험이다. ‘원(One) 신한’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7일 자본시장·글로벌·디지털 3개 분야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조 회장이 신한금융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선포하며 추진한 ‘202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조직개편안의 골격은 겸업 강화다. 새로 만들어진 GIB(Group&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사업부문장은 5개 회사(지주·은행·금융투자·생명·캐피털)의 자본시장 부문 부사장·부행장 자리를 겸직한다. 글로벌 사업부문장도 5개 회사의 글로벌 부문 부사장과 부행장직을 겸한다. 두 부문장들은 각각 그룹의 자본시장 부문과 글로벌 사업전략을 총괄한다. 계열사 칸막이를 없앤 매트릭스 조직을 확대해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디지털 부문도 협업에 초점을 맞췄다. 지주사와 계열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을 신설하고 ‘CDO 협의회’를 운영키로 했다. 협의회는 그룹 차원의 ‘디지털 사업’을 결정한다. 신한디지털혁신센터(SDII)도 신설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오픈API(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외부 개발자나 사용자와 공유하는 프로그램), 클라우드(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DX(Digital Experience·디지털 경험) 등 5개 핵심 분야를 연구한다.

신한금융은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GIB 사업부문장에 이동환(58)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추천했다. 이 내정자는 신한금융 부사장보, 그룹 CIB사업 담당 부문장 등을 거쳤다. 글로벌사업부문장에는 허영택(56) 신한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미국 베트남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서 글로벌 사업을 이끈 경력을 갖추고 있다.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에는 유동욱(56) 전 신한은행 부행장이, 신한프라이빗에쿼티 사장에는 김희송(50) 신한생명 상무가 임명됐다. 이번에 내정된 임원은 각 자회사의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