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지속 코스피 하반기엔 2600선?

입력 2017-06-28 05:00

코스피가 2400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상승장에 올라탈지,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게 좋을지 투자자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보기술(IT) 업종이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과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은 부담이다. IT 대형주의 주가가 치솟는 사이 코스닥지수는 여전히 700선 아래에 머물러 있어 개인투자자가 느끼는 괴리감도 커지고 있다.

27일 전날보다 상승 마감(2391.95)한 코스피지수 상승세는 개인투자자가 견인했다. 개인은 2213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576억원을 샀고, 기관은 3287억원을 팔았다. 개인은 최근 10거래일간 936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이달에도 오름세를 이어가면 사상 처음으로 7개월 연속 상승하게 된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2450∼2600선으로 예상한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로 2470∼2580, 키움증권은 2280∼2500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도 하반기 적정 코스피지수를 2600으로 상향조정했다. KB증권은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돼 경기부양 효과를 보이면 경기소비재, 금융 등 내수경기 민감 종목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점도 내수에 고무적이다.

하지만 하반기 주식시장의 상승폭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IBK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과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둔화에 대한 경계감이 있다”며 “반도체와 은행 업종 등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한다면 우리 증시에 들어와 있는 중동계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주요 산유국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주식은 약 1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지지부진하면서 ‘개미’들이 느끼는 주식시장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4.27포인트 오른 672.6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와 격차는 1719.32포인트가 됐다. 전날에 격차가 사상 최대(1720.30)로 벌어지기도 했다. 코스닥은 지난해 8월 12일 705.18을 찍은 뒤 7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카카오가 코스피로 옮겨가면 코스닥의 상대적 약세는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 시가총액은 현재 7조원 규모다. 다음 달 초에서 8월 사이 코스닥에 상장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4조4000억∼5조6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코스닥 부진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차별화 실패가 꼽힌다. 규모만 다르지 코스피와 다를 바 없는 ‘2부 리그’가 되면서 투자매력이 적어졌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두 시장에 가격제한폭이나 실질심사제 등 제도를 똑같이 도입하면서 코스닥만의 차별성이 없어졌다”며 “제도를 차별화해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나성원 조효석 기자 naa@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