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여름이 되자 포효하는 사자… 상위권팀 위협한다

입력 2017-06-27 18:57

야구 명가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에 빛났지만 올 시즌에는 4월 한 달간 4승2무20패, 승률 0.167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러다 프로야구 사상 첫 100패 팀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아기 사자’들이 힘을 내며 급반등하고 있다.

26일 현재 삼성의 6월 성적은 22경기 13승1무8패(승률 0.619)로 시즌 초와 완전히 달라졌다. 이를 바탕으로 순위도 탈꼴찌에 성공했다. 꼴찌인 kt(3.5경기차)에는 넉넉히 앞서 있고 8위 한화(1.5경기차)는 사정거리에 들어왔다.

삼성은 최근 투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달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4.52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점대이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이 10개 구단 중 유일한 3점대를 나타내면서 마무리에 대한 불안감을 씻었다. 타선 역시 상승세다. 4월 팀 타율이 0.260으로 9위였지만 이달 들어 3할에 근접했다.

삼성이 여름부터 힘을 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유망주들의 성장이다. 삼성은 올해를 리빌딩의 해로 선언했다. 박석민(NC), 최형우·임창용(KIA), 채태인(넥센), 안지만(방출) 등 통합 4연패의 주역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올 시즌 김한수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해 어린 선수들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유망주들은 계속 출장 기회를 보장받으며 초반의 시행착오를 딛고 팀의 주요 전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투수쪽에선 장필준과 최충연이 빛난다. 2015년 데뷔했지만 빛을 못 본 장필준은 이달에 나선 10경기에서 1승 7세이브, 평균자책점 0.69의 특급 마무리로 우뚝 섰다. 지난해 입단한 최충연 역시 5월까지 평균자책점 10.44로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이달에는 10경기에서 4점대로 방어율을 대폭 낮추며 든든한 계투 요원으로 자리 잡았다. 타선에선 김헌곤이 올 시즌 타율 0.281, 6홈런, 36타점으로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의 상승세를 논할 때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의 맹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러프는 4월 타율이 0.143에 불과해 한때 퇴출 1순위로 뽑혔다. 하지만 잠시 내려간 2군에서 각성한 뒤 지난달 1군 복귀 이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은 3할에 도달했고 타점도 2위(58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