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 텃밭에 학생들이 직접 씨 뿌리고 키운 채소 쌈에 선생님들이 직접 구운 삼겹살을 얹었다. 선생님들은 직접 쌈을 싸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먹여줬다.
27일 오전 8시30분쯤 경기도 의왕시 모락중학교 교정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교정 한쪽에서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먹음직스러운 삼겹살 냄새가 번졌다. 선생님들이 구운 삼겹살을 쌈에 싸 학생들 입에 넣어주고 있었다. 삼겹살 굽기가 한창인 옆쪽에는 그동안 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텃밭을 가꾸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학생들의 텃밭 가꾸기는 의왕시에서 관내 학교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스쿨팜 도시농부 체험사업’의 일환이다. 모락중은 지난 4월부터 도시농부 자율동아리(담당교사 김낙현·학생 16명)를 조직해 다양한 도시농업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파견된 강사의 지도로 학교 안에 조성한 스쿨팜에서 학생들이 직접 상추 고추 토마토 허브 등 10여종의 식물에 대한 작물별 재배법을 배웠다. 학생들은 씨앗 심기부터 지주 세우기, 곁순치기까지 모두 직접 해냈다.
수확물을 이용한 요리, 꽃액자 만들기 등 다양한 도시농업 체험활동도 진행됐다. 스쿨팜 활동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식습관 개선은 물론 창의적 학습능력 향상과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학교 홍성기 교장은 “스쿨팜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 학생들과 추억에 남을 이벤트를 만들어보고 싶어 삼겹살 쌈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며 “학생들의 호응이 무척 좋아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박화서 시 도시농업과장은 “올해 처음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스쿨팜 도시농부 체험사업을 추진했다”며 “참여한 학생들과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고 교육적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왕=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의왕시 ‘스쿨팜 도시농부 체험사업’ 인기
입력 2017-06-27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