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후보에 대한 ‘묻지마식’ 허위 폭로는 과거 대통령 선거 때마다 반복돼 왔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전 총재를 겨냥했던 김대업(사진)씨의 ‘병풍 사건’이 대표적이다. 조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녹음테이프와 녹취 증거의 진위 논란이 쟁점이 됐다는 점에서 이번 문준용씨 특혜 취업 의혹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씨는 2002년 5월 이 전 총재 아들 정연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해 대선 정국을 뒤흔들었다. 김씨는 1997년 15대 대선 당시 병무청이 정연씨 병역 비리 은폐를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관련 의혹에 대한 진술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해당 녹음테이프는 감정 결과 제작 시점이 김씨 주장과 다르고 편집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증거 능력을 상실했다. 결국 검찰은 정연씨의 병역 비리와 은폐 대책회의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증거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김씨는 검찰 수사관 자격 사칭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권 재수에 도전했던 이 전 총재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빙의 접전을 벌였던 만큼 3대 의혹 제기는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역시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괴롭힌 사안 중 하나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병역비리 관련 김대업 ‘병풍사건’, 대선판 뒤흔들고 이회창에 치명타
입력 2017-06-26 21:43 수정 2017-06-27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