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의 장진호(湖) 전투 기념비 헌화로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미 해병대 3대 전투로 불리는 장진호 전투를 통해 문 대통령 부모 역시 남쪽으로 피란했던 흥남 철수 작전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천명할 예정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방미는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자 한·미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상 간 첫 만남”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회담 결과를 직접 언론 발표 형식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언론과의 질의응답은 하지 않는다.
두 정상의 입장 발표에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포함될 전망이다. 정 실장은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인 북핵과 미사일 문제의 평화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큰 틀에서의 공동 대응방안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방미 첫 일정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부모도 흥남 철수 피란민 중 일부다. 특별한 관계가 있는 곳”이라며 “장진호 기념비 헌화는 한·미동맹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의 가족사와도 연결된 상징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양국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관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및 만찬에 참석해 상호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29일에는 폴 라이어 미 하원의장과 상원 양당 원내총무를 비롯한 상·하원 지도부와 각각 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의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오후에는 트럼프 대통령 초청으로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백악관에서 상견례 겸 부부동반 환영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는 트럼프 부부의 각별한 환대 속에서 이뤄지는 만찬을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일에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참전국 정부 대표 등과 함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다. 이어 한·미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언론 발표에 나선다. 오후에는 미국 유명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 내 지도층 인사를 대상으로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에 대한 연설이 예정돼 있다.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일에는 워싱턴 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동포들을 격려한다. 각 언론사 워싱턴 특파원과도 간담회를 가진 뒤 미국을 떠나 2일 귀국할 예정이다.
정 실장은 “우리나라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이른 시간 안에 이뤄지는 미국 방문”이라며 “이번 방미 일정을 통해 두 정상 간 긴밀한 우의와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5년간 수시 통화, 상호 방문, 다자 회동 등 긴밀한 협의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준구 김판 기자 eyes@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文대통령 訪美 첫 일정은 장진호 전투기념비 헌화
입력 2017-06-26 21:51 수정 2017-06-27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