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메신저 ‘라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상호 지분을 취득해 파트너십 강화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양사는 각각 5000억원을 투자한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를 보유하게 된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금융 관련 콘텐츠와 해외 네트워크에 주목했다. 네이버 플랫폼 내에서 금융, 경제정보 콘텐츠를 강화하고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 어드바이저’ 등 AI 관련 금융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중국 베이징·상하이, 베트남 호찌민 등 3곳에 해외사무소를 두고 14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하고 있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의 AI 기술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에셋대우는 국내외 금융 시장에 대한 막대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영역의 협업을 할 수 있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향후 3년간 48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새 데이터센터는 경기도 용인시에 들어서며 부지 규모만 약 13만㎡에 달한다.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춘천에서 운영 중인 자체 데이터센터 ‘각’(약 5만4000㎡)에 비해 2.5배 규모다. 새 데이터센터는 2020년 하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AI, 자율주행차 등 기술 고도화에 따라 급증하는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동시에 올해 새로 시작한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의미도 있다. 네이버는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와 본격적인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네이버의 움직임이 유난히 많은 것은 한성숙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기술 플랫폼’을 선언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내부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와 제휴에도 활발히 나선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해외 시장 개척은 이해진 창업자가 주도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9일 퀄컴과 손잡고 AI 플랫폼 ‘클로바’를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기반의 사물인터넷(IoT) 제품에 탑재키로 했다. 또 15일에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센터 ‘스테이션 F’에 단일 기업 규모로는 가장 큰 스타트업 육성공간 ‘스페이스 그린’을 마련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글로벌 네이버, 미래에셋대우와 협업 강화한다
입력 2017-06-26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