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우의와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전직 주미대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우의와 신뢰를 토대로) 한·미동맹 강화 기반을 탄탄히 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공동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 방문을 이틀 앞둔 이날 전직 대사를 초청, 정상회담과 관련한 제언을 들었다. 이홍구 한덕수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양성철 전 의원, 이태식 최영진 전 외교부 차관 등 7명이 전직 주미대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배석했다.
전직 주미대사들은 두 정상이 구체적 현안 논의보다 한·미동맹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큰 틀에서의 공조 방안을 다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정상 간 허심탄회하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고 한·미동맹이 더욱 발전해나가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일부 인사는 정상 간의 우의를 다지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태식 전 차관은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당시 동원됐던 미군 선박 중 하나인 SS레인 빅토리호를 예인해 거제도로 가져와 한·미동맹 교육 자료로 삼겠다고 제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현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을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초청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특히 민감한 양자 현안인 사드(THAAD) 문제와 관련해 박 대변인은 “참석 인사들이 사드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하는 수준에서 답변하는 게 좋겠다고 제언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3일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만찬을 함께하며 다양한 자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정상회담 의제 등을 최종 점검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文 대통령 “성과보다 트럼프와 신뢰 쌓기 주력”
입력 2017-06-26 17:58 수정 2017-06-26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