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새 영웅’ 만들기 비법 있나

입력 2017-06-26 18:08 수정 2017-06-26 22:27

‘넥센 히어로즈의 1차 지명 성공사례는 이번에도 나타날까.’

26일 발표된 ‘2018 한국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 선수들은 한국야구의 미래다. 하지만 정글 같은 프로 무대에서 잠재력을 인정 받은 1차 지명 선수들 가운데 성공가도를 달리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유망주 타이틀을 못떼내고 명멸해가는 신인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1차 지명 농사에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는 넥센의 안목과 양성 방식은 단연 돋보인다. 넥센은 전면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제도가 바뀐 2014년도(데뷔년 기준)부터 탁월한 선택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신인 1차 지명 제도 부활 첫해인 2014년도 1차 지명에서 넥센의 낙점을 받은 이는 임병욱. 임병욱은 현재 대주자로 맹활약하며 넥센표 발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2015년도 시즌부터는 1차 지명 선수들이 현재 어엿한 1군 요원으로 자리잡았다. 2015년도 1차 지명자인 우완 투수 최원태는 올 시즌 6승 6패를 기록하며 넥센 토종 선발진의 한축을 맡고 있다. 2016년도 1차 지명인 주효상은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성장 중이다. 2017년도 시즌 1차 지명을 받은 이정후는 역대 1차 지명의 최대 히트작으로 불릴 만하다. 야구천재 이종범의 아들로 유명한 이정후는 이날 현재 타율 0.330 86안타 2홈런 25타점을 기록하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힌다.

넥센의 연이은 신인 발굴 성과는 최종 결정권자의 관심과 넥센의 시스템이 빚어낸 작품이다. 넥센 관계자는 “이장석 대표가 직접 스카우트팀과 고교 저학년 때부터 유망주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앞으로 3∼5년 이후의 전력 구상을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감독을 비롯한 현장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간의 소통도 유망주 성장을 이끌고 있다. 1차 지명 선수 등 유망주들에 대해서는 스카우트팀을 비롯한 프런트, 1·2군 코칭스태프가 함께 육성 계획을 공유하면서 전략적인 성장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신인 이정후의 호성적은 이 같은 소통의 결과물이다. 입단 당시 내야수로 뽑은 이정후가 송구 실수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을 스카우트팀이 장정석 감독에게 전달했다. 장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이정후의 외야수 기용을 시도했고 내야 수비 부담이 줄어든 이정후는 타격에 더욱 집중하며 진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1차 지명에서 넥센의 부름을 받은 우완 투수 안우진(휘문고)의 미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우진은 올해 고교야구 최대어급 투수로 불린다. 본인의 노력과 넥센의 양성 시스템이 조화를 이룰 경우 미래 한국투수 기둥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산은 곽빈(배명고), LG는 김영준(선린인터넷고) 등 서울 3팀은 모두 우완투수를 선발했다. 투수 자원이 아닌 선수를 뽑은 구단은 광주 동성고 포수 한준수를 지명한 KIA와 내야수 한동희(경남고)를 낙점한 롯데뿐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