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바탕으로 한 경기 회복의 온기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은 주춤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한국은행은 26일 지역경제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2분기(4∼6월) 수도권과 강원권은 경기 회복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충청권과 동남권(부산·울산·경남)도 소폭 개선됐다. 반면 대경권(대구·경북)과 호남권(광주·전남·전북), 제주권은 보합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수도권과 충청권, 동남권을 중심으로 수출과 소비의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 생산은 1분기와 비슷했다. 동남권에서 기계장비와 자동차, 제주권에서 레미콘과 음료제품 업종의 생산이 증가했다. 다른 권역에선 보합 수준을 보였다. 주력산업을 살펴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이 늘었지만 휴대전화는 국내 생산물량이 해외 생산으로 전환되면서 줄었다. 조선업은 동남권과 호남권에서 모두 부진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는 수도권에서 도소매업과 운수업, 충청·강원권에서 도소매업과 관광·숙박업이 주도했다. 다만 동남권과 제주권에선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이어지면서 백화점·면세점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인천시와 강원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큰 폭으로 줄었다.
소비와 수출은 모두 증가했다. 충청권에선 냉방기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 판매가 늘었고 강원권에선 특산물과 의류 판매가 증가했다. 호남권과 대경권에서는 자동차 판매가 감소했다.
경기 회복 흐름이 하반기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고 “하반기에도 조선·건설·전자·자동차 산업은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겠지만 철강·유통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세계경제 반등, 수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하반기 경기 회복세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한경연 송원근 부원장은 “가계부채, 미국 기준금리 인상 현실화 등 하방리스크가 여전해 기업들이 사업 방향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권역별로 냉탕과 온탕으로 갈렸다. 한은이 부동산 전문가 9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수도권과 강원권은 주택경기 순환에서 확장 국면이었다. 이와 달리 대경·동남·충청·제조권은 수축 국면이었다.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심재정비 사업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른 데 비해 지방은 입주물량 증가, 가계부채 관리 정책, 대출금리 상승으로 약세를 보였다.
홍석호 김현길 기자 will@kmib.co.kr
경기 회복 온기 충청·부울경으로 번진다
입력 2017-06-26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