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 여성 군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사드배치저지전국행동과 성주 군민 등 10여명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편지 낭독회를 열고 “대통령과 김 여사께서 대한민국이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성주에서 참외 농사를 짓는다는 김정숙씨는 “30년을 뜨거운 하우스 안에서 참외 농사를 지으며 ‘이제쯤 두 자식 반듯하게 키우고 내 삶을 살겠구나’ 싶을 때 사드라는 괴물이 찾아왔다”며 “지난해 7월 13일부터 저는 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촛불을 들고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촛불을 드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편지를 낭독했다.
김씨는 “우리가 싸워온 날들이 고스란히 담겨진 영화에는 문 대통령님과 여사님이 알고자 하는 국민의 삶이 있다”며 “성주에 사는 국민이 지난 1년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를 보고 국민의 삶에서 함께하는 정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낭독회 이후 김씨의 편지와 영화 ‘파란나비효과’ 시사회 초대장 등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파란나비효과는 성주 여성 군민들 사이에서 벌어진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여성들은 나비의 날갯짓이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파란 끈으로 나비 모양 리본을 만들어 오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김정숙 여사님, 사드 철회 도와주세요”
입력 2017-06-26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