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진단서 포토샵 작업, 피의자를 피해자로…

입력 2017-06-26 18:34
피의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킨 뒤 허위 보험금청구서로 보험금을 빼돌리거나 유흥비 마련을 위해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낸 사기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보험설계사 A씨(30)는 고객들로부터 받은 진단서와 의료기록지를 컴퓨터 포토샵 작업으로 조작했다. 인적사항은 물론 치료날짜와 환자번호 등을 수정했고 심지어는 피의자를 피해자로 만들어 보험금 수익자로 둔갑시켰다. 이어 자신이 피해자 가족인 것처럼 조작한 보험금청구서를 보험사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총 18회에 걸쳐 1억4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하다 덜미를 잡혔다.

외제차를 운전하다 단독사고를 내 차량이 파손된 B씨(29)는 단독사고는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사고내용을 조작했다. B씨는 친구인 C씨(29)와 공모해 C씨의 차량을 추돌한 것으로 하는 등 사고내용을 거짓으로 꾸며 2회에 걸쳐 약 1억5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냈다.

D씨(41)는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기로 후배와 모의한 뒤 후배를 태우고 달리다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A씨는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났다”며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해 총 1억8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았다. 후배는 이 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는 지난 1월부터 악의적인 보험범죄 단속에 나서 170명의 보험 사기범을 검거해 A씨 등 2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보험사기 수법은 진단서 등의 위조는 물론 고의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담보특약위배, 렌트비 허위청구, 음주 면책금 편취, 사기교사, 사고내용 조작 등 퍽 다양하다”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