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동과 관련 없어요”
SBS가 24일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서울성락교회 원로 김기동씨의 성추문과 부정축재 의혹을 방송한 뒤 비슷한 이름을 가진 정통교회들이 항의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규정한 이단이지만 정통교회와 같은 이름을 사용해 혼선을 유발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에서 검색되는 ‘성락교회’는 전국 약 200여개. 이 중 50여개는 서울성락교회의 지교회인 곳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50여 교회는 서울성락교회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방송 이후 관련 교회인 것처럼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인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의 경우 25일 오전 교회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된 성락교회(기독교베뢰아교회연합, 1969년 창립)는 성락성결교회(1964년 창립)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안내했다.
지형은 목사는 26일 “사역 초기에 수련회를 위해 지방의 한 수양관을 빌리려다 거절당한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수양관 측이 서울성락교회로 오해한 것이었다”며 “일반 성도나 비기독교인들은 대부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처음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에겐 정통 기독신학과 ‘베뢰아’ 사상이라 불리는 김씨의 교리를 비교 설명해주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성락성결교회에선 5주간의 새가족교육 가운데 첫 째 일정을 ‘교회 소개’로 진행한다. 이 교회 교육 담당인 임요한 부목사는 “서울성락교회와 관계를 묻는 성도들에겐 우리교회가 추구하는 정통 기독신학을 자세히 소개해준다”고 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 “초등생 살인범과 무관”
서울 잠실의 한 교회 부교역자는 최근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공범 박모씨가 교회 담임목사의 딸이 아니냐”는 내용의 항의성 문의전화를 받았다. 이 교회 담임목사가 박씨인 데서 나온 오해였다. 이 교회 담임목사에겐 딸이 없어 오해를 풀 수 있었지만 비슷한 전화를 받은 다른 교회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잠실 지역 교회들에 이처럼 황당한 전화가 쇄도한 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박모(19)씨가 잠실 지역 대형교회 담임목사의 딸이라는 루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가 잠실 지역 여고 졸업생인 것도 루머를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네이버 등 포털에서는 특정 목사의 실명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박씨는 목회자의 자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26일 “박씨의 부친은 일반 회사원”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루머를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도 “박씨 집안이 부유해 잠실에 살고 있을 뿐, 목사의 자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12명의 변호사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박씨 측이 변호인 12명을 개별로 선임한 게 아니라 특정 법무법인 한곳에 변호를 맡겼는데 이 법인 소속 변호사가 12명이어서 발생한 오해”라고 말했다.
황당한 루머의 최대 피해자는 당사자로 지목됐던 목회자와 교회들이다. 실명이 거론됐던 박모 목사는 “완전히 사실과 다른 소문이 일파만파 확산돼 무척 황당하다”면서 “교회를 둘러싼 이 같은 악의적 루머가 만들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이름 비슷해서… 엉뚱한 루머로… 수난 겪는 교회들
입력 2017-06-27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