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의 이혜훈 의원이 바른정당의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당원대표자회의에서 하태경, 정운천, 김영우 의원을 제치고 원내 제4당인 바른정당의 수장이 됐다. 그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 이어 3번째 여성 당대표가 되며 ‘여성 대표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성공한 당대표가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솔직히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에 가깝다. 우선 지난 1월 창당 당시에 비해 크게 위축된 당세를 만회해야 한다. 개혁적 보수를 기치로 내건 바른정당은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존재감이 미미한 게 사실이다. 33석이었던 의석은 일부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며 20석으로 줄었고 지난달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의 득표율은 6.76%로 4위에 그쳤다. 현재도 정당 지지율은 6%대에 머물러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의 소속 의원 수를 어떻게든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1명이라도 이탈할 경우 국회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서 원내정당으로서 위상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당과의 보수 통합도 풀어야 할 난제다. 이른바 자강파인 이 대표가 당장 통합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은 낮다. 통합은 필요하지만 한국당이 변하지 않는 한 어렵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무능하기까지 한 몇몇 낡은 사람들 때문에 보수 전체가 궤멸됐다. 낡은 보수에 더 이상 대한민국을 맡길 순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와의 관계 설정도 쉽지 않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인사 난맥상 등은 가차 없이 비판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다. 하지만 그 경계가 분명치 않다는 점에서 자칫 보수와 진보 양측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다. 이 대표가 이런 과제들을 극복하고 바른정당을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담아내는 정당으로 탈바꿈시킬지 주목된다.
[사설] 이혜훈 신임 대표, 제대로 된 보수정당 만들어야
입력 2017-06-26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