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65학살사건의 생존자 모임 YPKP65(사진)와 이 단체의 베드조 운퉁 대표가 26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서울에서 진실의힘 재단이 주는 인권상을 받았다.
YPKP65는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하지 모하마드 수하르토 장군을 중심으로 한 군부가 전국에서 300만명에 이르는 이들을 살해·고문한 65학살의 생존자들이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99년 결성한 단체다. 65학살 당시 고교생이었던 베드조 운퉁은 전기고문과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79년 석방됐다.
그는 수용소의 유일한 책이었던 사전 한 권으로 영어를 공부했다. 공부하지 않으면 바보가 돼 군부가 원하는 대로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른 나무로 기타를 만들고 종이에 피아노 건반을 그려 상상 속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살아남았다.
2007년 YPKP65의 대표가 된 그는 65학살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을 요구하는 목요집회를 이끌고 있다.
(재)진실의힘은 “인간의 삶이 폭력보다 강하다는 진실을 일깨운 베드조 운퉁 선생을 비롯한 65학살 생존자들에게 인권상이 뜨거운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배상금으로 설립된 진실의힘 재단은 유엔이 고문 생존자 지원의 날로 지정한 매년 6월 26일 인권상을 시상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YPKP65·베드조 ‘진실의 힘 재단’ 인권상 수상
입력 2017-06-26 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