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샷’ 유소연, 세 번 웃었다

입력 2017-06-26 18:07
유소연이 26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뉴시스

유소연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컵을 차지하며 3가지 겹경사를 맞았다. 유소연은 대회 최저타 우승과 동시에 올 시즌 상금랭킹 선두 자리를 탈환했고,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는 기쁨을 맛봤다.

유소연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골프클럽(파71·633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써내 최종합계 18언더파 19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4월 ANA인스퍼레이션 우승에 이어 2승째를 수확한 유소연은 투어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올해 LPGA 투어는 아칸소 챔피언십 전까지 15개 대회가 열렸는데 다승자가 한 명도 없었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18언더파 195타는 대회 최저타 기록이며, 2라운드에서 써낸 10언더파 61타는 코스 레코드다. 유소연은 2라운드까지 16언더파를 써냈는데 이 역시 대회 36홀 최저타 기록이다.

상금랭킹 선두 자리도 탈환했다. 유소연은 이번 우승으로 시즌 상금 100만 달러(121만2820달러)를 돌파해 99만9590달러를 기록 중인 렉시 톰슨(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순위를 매기는 CME 글로브 포인트와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1위를 달렸다.

이날 발표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는 유소연이 생애 처음으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소연은 랭킹 포인트 8.83을 얻어 아리야 주타누간(태국·8.58점)과 리디아 고(뉴질랜드·7.93점)를 2, 3위로 한 계단씩 밀어냈다. 한국 선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2010년 신지애, 2013년 박인비 이후 세 번째다.

유소연은 2014년 10월 레인우드 LPGA 클래식 이후 64개 대회 연속 컷 통과에 성공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달 초 숍라이트 클래식에서는 컷 탈락하며 흔들렸다. 이후 매뉴라이프 클래식과 마이어 클래식에 불참하며 휴식기를 가진 유소연은 복귀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유소연의 이번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16개 대회에서 8승을 합작했다.

유소연은 “주변에서 ‘오늘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라’는 조언을 듣고 부담감을 떨친 게 도움이 됐다. 일단 우승을 했기 때문에 만족하고 다음 주 메이저 대회(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를 앞두고 있는데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조던 스피스(미국)는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 리버스 하이랜즈 TP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스피스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해 대니얼 버거(미국)와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스피스는 환상의 벙커샷으로 버디를 낚아 개인통산 10번째 우승컵을 가져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