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은경 후보자의 모정?… 연구용역에 아들 참여시켜 ‘경력 관리’

입력 2017-06-25 19:49 수정 2017-06-26 13:27

김은경(62·사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회사 연구용역에 대학생 아들을 보조연구원으로 참여시켜 경력을 쌓도록 도와준 정황이 25일 확인됐다. 김 후보자의 아들은 대학 졸업 후 연구 관련 분야 재단법인에 특채로 채용됐다.

국민일보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지속가능성센터 지우’를 운영했다. 지우는 2014년 9월 인천시 부평구와 ‘지속가능발전 부평 현황 진단’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해 2014년 12월까지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용역에 김 후보자의 아들 정모(28)씨가 보조연구원으로 등장한다. 지우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수행한 ‘수원시 지속가능 평가 및 발전방향 도출’ 연구용역에도 정씨가 보조연구원으로 등록돼 있다.

대학생이던 정씨가 어머니 회사가 수행한 두 연구용역에 ‘보조연구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정씨의 역할에도 의문이 간다. 지우 측은 2014년 연구에 참여한 정씨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2015년 연구에는 정씨가 자료입력 등을 하루 동안 도왔고, 1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환노위 관계자는 “대학생인 정씨가 어떤 전문성을 갖고 용역에 참여했는지 의문이고, 단 하루 자료 정리로 보조연구원이 되는 게 가능한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아들이 지속가능 발전에 관심이 많았고, 학업 및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연구에 참여시켰다”고 말했다.

정씨의 채용 과정도 논란거리다. 정씨는 2016년 2월 유명 사립대 분교를 졸업한 뒤 그해 9월 재단법인 희망제작소 지속가능발전팀에 특별 채용됐다. 그런데 지속가능발전팀은 정씨 입사 한 달 후 연구원 공채 모집공고를 냈다. 정씨 채용이 사실상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지속가능발전팀 A팀장은 김 후보자 회사인 지우에서 근무하다 희망제작소로 옮겨간 전력이 있다. 정씨 입사 과정에 인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아들 취업 전이나 이후에도 A팀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충남도에서 연구 관련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해당 지자체의 연구용역 및 강의에 참여했다. 지우는 김 후보자가 충남정책자문위원이던 2012년부터 최근까지 충남도로부터 연구용역 6∼7건을 수주했다. 김 후보자는 충남도에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공무원 교육 강의도 진행했다. ‘지속가능 발전의 이해’라는 제목의 강의는 2012∼2016년 똑같은 내용이 반복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관련 분야 경력 등을 고려해 충남도에서 연구 및 강의 기회를 준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교육 대상이 매번 달라 동일한 내용이 일정 부분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