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이슬람 원리주의 강화 차원에서 고교생들에게 과학 이론인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가르치지 않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알파슬란 더머스 터키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진화론의 과학적 배경을 이해하기에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논쟁적인 주제를 가르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성경과 마찬가지로 창조론을 기반으로 한 코란(이슬람 경전)의 교리를 교육현장에서 실현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코란은 성경과 마찬가지로 아담과 이브가 최초의 인간이며, 신이 진흙으로 아담을 빚고 다시 아담에게서 이브를 창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머스 위원장은 또 “새 교육과정은 국가의 가치를 강조하고, 이슬람 학자들의 공헌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며 “유럽 중심주의 역사 교육을 지양하고, 음악 교육 역시 다양한 터키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 정부는 나아가 터키의 ‘국부’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에 대한 내용까지도 교육과정에서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가 세속주의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천명했던 아타튀르크는 터키 독립운동을 승리로 이끌며 건국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교육과정에서 그에 대한 내용을 줄이는 것 역시 터키 사회의 근간이던 세속주의를 배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이슬람 원리주의 회귀 움직임에 대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대통령제 개헌을 통해 권력 기반을 강화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슬람 원리주의 강화를 기치로 내걸어 왔다.구성찬 기자
에르도안의 터키 脫세속주의 가속화
입력 2017-06-25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