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 당국이 대선 3개월 전인 지난해 8월 러시아의 ‘트럼프 띄우기’ 정황을 알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전임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공격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SNS에 “버락 오바마 정부는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을 선거일인 지난해 11월 8일보다 훨씬 먼저 알았다. 그런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까. 내가 아니라 거기에 초점을 맞추라”고 밝혔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대선 전부터 중앙정보국(CIA)이 러시아 개입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해야만 했다. 몹시 슬프다”고 말했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대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패하거나 최소 손해를 입게 만들고, 경쟁자인 트럼프 후보를 도우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 정보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했고 비밀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또 경제 제재와 사이버 공격, 푸틴 대통령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대선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과 이에 관련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중단토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이 아닌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응을 도마에 올린 것은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돌려보겠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김미나 기자
“러 대선 개입 알고도 방치”… 트럼프, 오바마 비난
입력 2017-06-2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