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10초13… ‘한국産 총알’ 김국영, 날았다

입력 2017-06-25 19:14 수정 2017-06-26 01:09
한국 남자 육상 단거리의 간판선수 김국영이 2015년 7월 9일 광주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육상 남자 100m 준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당시 10.16초를 기록하며 한국신기록을 세웠던 김국영은 25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대학·일반부 남자 100m 준결승에서 10초13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자신의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뉴시스

지난해 8월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100m 예선 8조 레이스. 한국 남자 육상의 단거리 간판선수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은 10초37로 9명 중 7위에 그쳤다. 자신의 한국기록인 10초16에 크게 못 미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김국영은 울지 않았다. 오히려 표정이 밝았다.

그는 “뛰어 보니 초반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좀 더 집중하면 괜찮을 것 같다.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긍정의 힘을 믿은 김국영이 자신의 네 번째 남자 100m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김국영은 25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5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대학·일반부 남자 100m 준결승에서 10초13을 기록했다. 2015년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0초16)을 0.03초 앞당긴 것이다. 김국영은 이어 열린 결승에서 10초07로 우승하며 레이스를 마쳤지만 뒷바람이 초속 3.6m로 불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육상에서는 초속 2.0m 이하로 바람이 불었을 때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비록 바람 때문에 잇단 한국신기록 경신에 실패했지만 김국영은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음을 알렸다. 이날 전까지 김국영의 시즌 최고 기록은 10초24였다.

김국영은 2010년 6월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하며 고(故) 서말구가 1979년 9월9일 멕시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세운 한국기록(10초34)을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어 같은 날 준결승에선 10초23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또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김국영의 등장으로 한국 육상 단거리는 화려한 비상을 꿈꿨다. 한국 육상은 안방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100m에서 김국영에게 메달을 기대했다. 하지만 김국영은 준결승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에도 미치지 못하는 10초35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스스로에게 실망한 김국영은 강도 높은 훈련에 돌입했다. 탈수 증상에 시달릴 정도로 자신을 채찍질한 김국영은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부활을 알렸다. 당시 김국영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10초1대의 기록을 냈다.

김국영은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2015 베이징세계선수권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준 기록(10초16)을 통과해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베이징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기록에 크게 못 미치는 10초48을 기록해 예선 통과에 실패했고,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에서도 부진해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김국영은 실망하지 않고 큰 무대에서의 부진을 보약으로 삼았고, 이번에 또 한국 신기록을 만들어 냈다.

이제 김국영은 오는 8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2017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 기준기록 통과에 전념할 예정이다.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 기준기록은 10초12다. 이날 0.01초가 모자라 아쉬움이 남긴 김국영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 국제육상대회 100m에서 기준 기록 통과를 노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