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불법 반출된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가 오는 29일부터 진행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국내로 반환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두 어보의 환수에 대한 법리적인 검토가 끝났다”며 “구체적인 수송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보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으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만큼 사료적 가치가 크다.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는 각각 1547년과 1651년 제작됐다.
환수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대통령 순방 방미단에 포함됐다. 안 의원은 2013년 어보를 보관하고 있던 미국 LA카운티박물관을 방문하는 등 어보 환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안 의원 측은 “대통령 전용기를 통해 어보가 돌아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협의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두 어보를 돌려받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은 2013년 우리 문화재청의 수사 요청을 받고 미국 LA카운티박물관으로부터 두 어보를 압수해 보관해 왔다. 미국 국무부 문건에 따르면, 어보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들에 의해 도난당해 미국으로 불법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은 2000년 미국인 고미술 수집가로부터 어보를 사들여 전시했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문정왕후 어보 한·미 정상회담서 환수
입력 2017-06-23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