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체인’ 핵심 ‘현무 2C’ 미사일은… 사거리 800㎞ 北 전역 사정권

입력 2017-06-24 05:00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3일 충남 안흥 미사일 시험장에서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 800㎞의 ‘현무 2C’ 탄도미사일이다. 이번 시험발사는 네 번째로 두 차례 더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곧바로 실전배치에 들어가게 된다. 안흥 미사일 시험장은 1978년 9월 우리 군의 첫 탄도미사일인 ‘백곰’ 미사일이 발사된 곳이기도 하다. ADD는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침해 가능성을 감안해 고각발사했으며 현무 2C는 제주도 남쪽 이어도 북방 60㎞ 지점에 설치된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

현무 2C의 성공은 군이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독자적인 타격체계를 본격적으로 갖추게 됐음을 의미한다. 현무 2C는 공격용 무기로 북한이 핵탄두가 장착된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면 선제적으로 타격한다는 개념의 ‘킬체인(Kill-Chain)’의 핵심 자산이다. 제주도에서 발사해도 북한 신의주를 타격할 수 있고 경북 포항에 배치하면 북한 최북단 함경북도 온성군까지 타격할 수 있다.

오차범위 100m 이내의 정밀도를 지닌 현무 2C는 특정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체연료를 사용해 연료주입 시간 필요 없이 즉각 발사가 가능하다.

또 북한이 우리 군 주요 기지나 핵심시설을 장사정포나 스커드 미사일로 선제공격해도 강력하게 보복할 수 있는 ‘제2격(second strike)’을 확보하게 됐다. 대북 억지력을 강화했다는 의미다. 현무 2C는 군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구축하고 있는 3축(3K·Kill-Chain,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KMPR)에서 대량응징보복체계(KMPR)의 주요 자산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KMPR은 북한이 공격해 오면 평양 등 북한의 주요 지휘부를 초토화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무 2C는 군이 보유하고 있는 사거리 300㎞ 탄도미사일 ‘현무 2A’와 사거리 500㎞의 ‘현무 2B’, 전투기인 F-15K에 장착된 사거리 500㎞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 등과 함께 강력한 응징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현무 2C의 탄두중량이 500㎏으로 제한돼 파괴력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은 사거리가 최대 1500㎞에 달하는 현무 3 계열의 순항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군은 2012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최대 800㎞까지 늘릴 수 있게 됐지만, 그동안 개발 상황을 비밀로 해왔다. 과도하게 북한을 자극하거나 주변국의 우려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가시화됨에 따라 국민적인 불안을 해소하고 북한에 경고할 필요성이 커졌다. 군 관계자는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그래픽=이석희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