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불평등 지표가 선진국 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 거품이 절정이던 1990년보다도 심하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국민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제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본소득배율은 8.28배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4.10배, 영국 5.22배, 일본 6.01배 등에 비해 높다. 일본이 부동산 거품 정점이던 90년에 6.99배, 스페인이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은 2007년에 8.19배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높다.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가 불평등 지표로 삼은 자본소득배율은 한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부의 가치를 1년 동안 그 나라 국민이 벌어들인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피케티는 이 배율이 높을수록 자본에 비해 노동이 가져가는 몫이 줄어든다고 했다. 한 사회에서 평균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평균 재산을 축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뜻이다.
제 의원은 이 같은 결과가 국민소득 대비 토지자산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늘어난 국부의 57.3%가 토지자산 증가에서 비롯됐다. 지난 정부 4년간 토지자산은 21.9%(1254조원) 증가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한국 불평등 지표, 작년 선진국 중 최고
입력 2017-06-2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