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열리는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태권도가 재미없다는 평판을 씻기 위해 선수들의 적극적인 공격을 유도하는 새 경기규칙도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다.
올해로 23회째인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30일까지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다. 1973년 WTF 창설 이후 서울에서 1회 대회가 열렸고, 2년 주기로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명맥을 이어왔다.
이번 대회에는 183개국 971명의 선수와 임원 795명 등 총 1768명이 참가해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축제를 빛낸다. 이는 142개국 928명이 참가했던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회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은 2011년 경주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41개국과 유럽 48개국, 아프리카 43개국, 아메리카 38개국, 오세아니아 13개국이 대회에 참여한다. 토고와 탄자니아, 남수단 등 17개국은 사상 처음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다.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 실력이 평준화 된 가운데 한국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했던 국가대표 메달리스트들이 태권도 종주국의 명예를 위해 총출동한다. 한국 여자 태권도는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소희(49㎏급·한국가스공사)와 오혜리(73㎏급·춘천시청)를 필두로 대회 여자부 4연패 사냥에 나선다. 태권도 간판스타 이대훈(68㎏급·한국가스공사)과 김태훈(54㎏급·수원시청)이 버틴 남자 대표팀은 종합 1위 탈환을 목표로 잡았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뿐 아니라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남녀 8명의 선수들이 모두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여자 태권도 57㎏급 2연패를 달성한 제이드 존스(영국)는 체급 최강자의 위치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할 예정이다. 남자 태권도 68㎏급과 80㎏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와 셰이크 살라 시세(코트디부아르)도 또다시 금빛 발차기에 나선다.
이번 대회부터 새로운 경기 룰이 적용되는 점도 눈에 띈다. 태권도가 국제대회에서 득점과 방어 위주의 경기가 펼쳐지면서 재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기존에 1점을 받았던 몸통 발차기 공격은 2점으로 상향 조정됐다. 몸통 회전공격과 머리 공격은 3점, 머리 회전공격은 4점으로 기존과 같다. 선수들이 배점이 높은 머리 공격뿐 아니라 몸통 공격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지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선수가 3초 동안 발을 들고 버티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경우에는 경고 없이 무조건 감점 처리하기로 했다. 일부 태권도 선수들이 점수 따기에만 급급해 발만 들어올리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일명 ‘발펜싱’이라는 오명을 씻을지 주목된다. 3회전 이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연장전에 돌입하는데 연장전 경기시간을 2분에서 1분으로 단축해 박진감 있는 경기를 유도하기로 했다.
글=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역대 최대 태권도 축제… ‘리우의 별들’ 총출동
입력 2017-06-23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