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인 재팬] “일본 1000만 복음화, 불가능은 없다”

입력 2017-06-26 00:00
시가키 시게마사 순복음동경교회 담임목사가 지난 18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교회에서 ‘요나의 기도’라는 주제로 한국어 설교를 하고 있다. 순복음동경교회 제공

너무 조용해서 분위기가 착 가라앉은 일본 교회들과 달리 이 교회의 예배는 뜨겁다. 열정이 한국 교회 못지않다. 그런데 이 예배를 한국어로 인도하는 목회자는 일본인이다.

시가키 시게마사(60) 순복음동경교회 담임목사 얘기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세계선교 사역을 30년 넘게 보좌해온 시가키 목사는 2014년 11월 장로에서 목사가 되자마자 순복음동경교회 담임으로 취임했다.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교회는 일본인이 목회자로 세워지면서 한인교회이자 일본인교회가 됐다. 부흥의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 현재 주일예배 출석교인은 2000명에 육박한다. 복음화율이 낮은 일본에선 단일 교회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3000명 출석을 단기 목표로 잡고 전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주 10여명의 새 신자가 교회를 찾아온다.

교인 중 한인이 60%로 가장 많지만 일본인(33%)과 중국인(7%)도 적지 않다. 주보를 3개 국어로 따로따로 발행하고 주일예배 중 1·3부는 한국어, 2부는 일본어, 5부는 중국어로 진행한다. 중국어 예배는 통역의 도움을 받지만 한국어와 일본어 설교는 시가키 목사가 직접 한다. 어색함은 전혀 없다. 빠르고 정확한 한국말로 뚜렷한 메시지를 알기 쉽게 전달한다.

순복음동경교회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지난 4월 말 열린 기념성회에 조용기 원로목사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참석해 40주년을 축하했다. 이 교회는 1977년 조 목사가 일본에서 1000만 명을 복음화하겠다는 ‘일천만 구령운동’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다. 40년이 지난 지금, 1000만명 복음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지난 18일 교회에서 만난 시가키 목사는 낙관적이었다.

“일본에서 처음에는 다들 ‘일천만 구령’에 대해 절대로 안 될 거라며 비웃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아니라 일본 목사들 입에서 ‘일천만 구령’ 얘기가 나온다. 마인드가 변화된 것이다. 수확할 때가 다가온 것으로 느껴진다. 빨리 5000명, 1만명 교회를 하나님께 올리면 일본 목사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할 것이고, 그러면 성령의 불이 떨어져 순식간에 1000만명이 될 것으로 믿는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도쿄의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시가키 목사는 한국 유학 시절에 만난 한국여성과 결혼하기 전까지는 기독교 신앙과 무관했다. 부인이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여서 일본에 있는 순복음교회에 나가게 됐다. 처음에는 다소 거부감이 들었지만 조금씩 익숙해졌다. 직장 때문에 도쿄에서 오사카로 이사 간 뒤 몇 달 지나지 않았을 때 마침 오사카를 방문한 조 목사를 만나게 됐다.

“한국에 유학 가고 집사람을 만난 것, 도쿄에 계속 살지 않고 오사카로 옮긴 것과 그곳에서 교회 다닌 지 3개월 만에 조 목사님 만난 것 모두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이뤄진 일 같다.”

시가키 목사는 앞서 25년간 장로로 일하면서 2000년 설립된 DCEM(David Cho Evangelistic Mission) 사무총장을 맡았다. 조 목사의 세계선교를 총괄하는 기구다. 그는 목회자가 된 뒤에도 DCEM 직분을 겸하면서 조 목사의 해외 성회를 항상 동행한다. 목회와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평생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시가키 목사는 일본 일천만 구령의 달성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올해 들어서만 새 신자가 220명 넘게 등록했는데 이는 일본에서 기적적인 숫자다.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셨다. 이렇게 우리가 조금이라도 앞서가서 일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무언가가 시작될 것이다. 사실 일본인에게 종교심이 없는 게 아니다. 언젠가 불타게 되면 대단한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도쿄=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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