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월급쟁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329만원으로 나타났다. 세전, 즉 원천징수로 세금이 떼이기 전 임금 기준이다. 이들을 한 줄로 세웠을 때 가장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중위소득)은 월 241만원이었다. 소수의 고액 연봉자를 제외하면 실제 보통 월급쟁이들의 평균 소득이 250만원 정도라는 얘기다. 남성은 여성보다 1.7배 가깝게 벌었고, 20대 청년들의 벌이도 전체 평균보다 110만원 넘게 낮았다. 경제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롭게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청년이나 경력단절여성 등이 ‘일자리 취약계층’으로 내몰려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금근로자일자리별 소득(보수) 분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기준 건강보험, 국민연금, 공무원·군인연금 등 직역연금에 가입한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1500만개 일자리를 추려 월평균 소득(세전)을 조사한 것이다.
이 결과 월평균 소득은 329만원인 반면 중위소득은 241만원으로 88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수십억원대 연봉을 받는 대기업 오너나 임원 등이 전체 평균을 왜곡했기 때문으로, 격차가 크다는 것은 소득 양극화가 심하다는 반증이다.
소득구간별로 보면 150만원 이상 250만원 미만이 28.4%로 가장 많았다. 85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19.4%)이 그다음이었다. 10명 중 1명 이상(13.4%)은 통상 저소득층으로 분류하는 중위소득 50% 미만으로 월평균 120만5000원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소득 격차도 심각했다. 남성의 평균 소득은 390만원, 여성은 236만원으로 154만원 차이가 난다.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장기근속으로 호봉이 높아지거나 고위 임원 등에 진출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650만원 이상 고소득자 비중을 보면 남성은 12.3%인 반면 여성은 3.0%에 불과했다.
29세 이하 청년층의 평균 월급은 215만원에 그쳤다. 통상 은퇴 연령인 60세 이상(256만원) 평균 월급보다 적은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60세 이상에 일부 대기업 고위 임원 등이 많아 평균 소득을 끌어올린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위소득 기준으로는 29세 이하(190만원)가 60세 이상(152만원)보다 커졌다. 그러나 기존 임금근로자들은 호봉제 임금체계 속에 장기 근속할수록 임금이 높아질 수 있었던 반면 현재 청년들은 안정적인 일자리 자체를 구하기 어려워 연령이 높아지더라도 소득이 비례해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
기존에 대기업 등에 진입해 안정적으로 일하는 기성세대와 새롭게 일자리 시장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 청년세대 간 구조적인 격차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실제 20년 이상 근속한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678만원이었지만, 1년 미만 근속한 경우는 213만원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일용근로자, 특수형태종사자, 건강보험 등에 미가입한 취약근로자 등까지 포함할 경우 체감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중소기업과 대기업 등 간의 일자리 격차가 세대 격차나 성별 격차 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있다”면서 “일률적인 기준보다는 각 근로형태와 업무, 조건 등에 따른 격차 해소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월급쟁이’ 중위소득 月 241만원… 男·女 격차 154만원
입력 2017-06-2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