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정상화 막바지 ‘자진 폐교’ 돌발 변수

입력 2017-06-23 05:00
전북 남원에 있는 서남대학교가 정상화를 앞두고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 옛 재단이 ‘자진 폐교’를 요청해 다음 달로 예정된 대학 인수대상자 선정 일정에 차질이 생길지 주목된다.

22일 서남대와 교육부에 따르면 서남대 인수대상자 결정 안건이 7월말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정기회의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대학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삼육대와 서울시립대에 인수를 위한 제출 자료를 이달 말까지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서남대 임시이사회는 서남대를 인수할 재정기여자 협상자로 두 대학을 추천했다. 두 대학은 인수자로 선정되면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교육부 등과 협의해 2018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20일 옛 재단 측이 서남대 폐교와 학교법인 서남학원 해산을 의결하고 교육부에 폐교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옛 재단은 “서남대는 지난 3년간 학생 충원률이 27.3%에 불과하고 의과대학 인증을 받지 못해 내년도 학생 모집도 어렵게 됐다”며 “더는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못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옛 재단에게 권한이 있는 지 검토 중”이라며 “자진 폐교 신청에 대한 교육부 답변서가 나가기 전까지는 공식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옛 재단은 자진 폐교할 권한이 없다”고 보는 견해가 많아 인수대상자 선정 과정이 그대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서남대 구성원과 남원시, 시민단체 등에서는 서울시립대가 인수대상자가 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이용호(국민의당,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22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서울시립대의 서남대 인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박 시장이 시립대의 서남대 인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시 기조실장을 팀장으로 TF를 꾸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현재 13개 병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시립대가 서남대를 인수하게 되면 의대 학생들이 이곳 병원들에서 실습을 할 수 있고 취업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의대와 함께 보건계열, 농생명계열 중심으로 대학을 꾸려나가겠다” 등의 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개교한 서남대는 설립자의 교비 횡령사건과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2014년부터 임시이사회 체제로 운영 중이다.

남원=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