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대 요금제 사용자 月 1만원 중반대 통신비 할인 혜택

입력 2017-06-22 18:22 수정 2017-06-22 21:13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통신비 절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2일 발표한 통신비 인하 대책 중 모든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건 25% 요금할인, 보편 요금제 출시, 공공 와이파이 확대 등이다. 이 중 가장 체감이 큰 건 25% 요금할인이다. 스마트폰을 살 때 보조금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요금할인율을 현재 20%에서 25%로 5% 포인트 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5만원대 요금제 사용자의 경우 25% 할인을 받으면 통신비에서 1만원 중반대의 요금이 줄어든다.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 6.5G 가입자는 매달 5만6100원의 요금에서 1만4030원이 할인돼 실제로 내는 요금은 월 4만2080원이 된다. 2년간 사용하면 33만6720원을 할인받는 셈이다.

20% 요금할인을 받을 때보다 매달 2810원, 2년간 6만7440원을 추가로 할인받게 된다. 비싼 요금제일수록 할인 금액은 커지고 싼 요금제로 갈수록 줄어든다.

정부는 약 2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9월부터 25% 요금할인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시행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 요금할인을 받는 사용자는 시행 시점에 맞춰 25% 요금할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 국정기획자문위는 1900만명가량이 약 1조원 규모의 통신비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편 요금제는 월 2만원 요금으로 기존 3만원대 요금제가 제공하는 수준의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 1.2G가 월 3만9600원에 1.2GB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1만원 이상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 보편 요금제가 출시되면 기존 요금제로 지금보다 많은 데이터를 제공받는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보편 요금제의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해 도입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양환정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은 “국민이 적정 요금으로 기본적인 수준의 음성·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배적 사업자의 보편 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올해 하반기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에 시장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의무적으로 보편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 KT, LG유플러스도 경쟁을 위해 자연스럽게 유사한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 와이파이는 학교, 대중교통 인프라를 중심으로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전국에 운행 중인 버스 5만대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지하철은 현재 설치된 와이파이 망의 품질을 높인다. 또 전국 1만1653개 학교에 15만개 와이파이를 구축한다. 관광지나 주요 상업시설 등 인구 밀집지역은 기존에 구축된 통신사 와이파이를 개방토록 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에는 일괄적으로 1만1000원의 요금을 인하한다. 기초연금 수급자인 만 65세 이상 고객(2만원 이하 이용)과 차상위계층은 월 1만1000원의 요금 감면을 받는다. 이미 1만5000원의 기본료 감면을 받는 생계·의료급여 대상자는 추가로 1만1000원을 할인받아 월 2만6000원의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 법 개정을 통해 올해 11월 중 시행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약 329만명이 5173억원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국정기획위는 예상했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