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사진)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의 내정 철회를 고심하고 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여성의원들도 탁 행정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2일 “탁 행정관에 대한 여당 여성 의원들의 사퇴 건의 등이 청와대 인사 파트에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토 후 어떤 식으로든 청와대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탁 행정관은 2007년 공동 발간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 대담집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여중생과 첫 성관계를 가졌는데 얼굴이 아니어도 신경 안 썼다.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 “(이 여중생을) 친구들과 공유했다” “학창 시절 임신한 선생님이 섹시했다” 등으로 기술했다. 앞서 같은 해 발행된 저서 ‘남자마음설명서’에서도 다수의 여성 비하 표현이 발견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었다.
행사기획 전문가인 탁 행정관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준비팀인 ‘광흥창팀’의 일원이었다. 지난해 6월엔 문 대통령, 양정철 전 비서관과 히말라야 트레킹을 함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손짓 여부, 카메라의 각도 등 ‘디테일’에 강해 신임을 얻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래전의 일 때문에 사퇴시켜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조차 “논란을 일으킨 행정관을 정리하지 않는 청와대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탁 행정관의 발언 내용이 도를 지나쳤다”며 “청와대 측에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전달한 상태”라고 했다. 야당 여성 의원들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탁 행정관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靑, 탁현민 행정관 내정 철회 고심… 민주당 여성의원들까지 사퇴 촉구
입력 2017-06-22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