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 군인교회가 희망이다] “6·25전쟁은 기독군인에게 영적 유월절”

입력 2017-06-23 00:01 수정 2017-07-27 17:35

“아픈 과거를 망각하는 것은 혼돈과 파멸입니다.”

한국군종목사단 이정우(55·제3야전군사령부 군종참모·대령·사진) 단장은 ‘제27회 6·25상기 기독장병 구국성회’에 대해 이런 말을 꺼냈다. 이 목사를 지난 20일 대전 자운군인교회 당회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1월 1004군인교회 등을 이끄는 군종목사단장에 취임했다.

“27년 전 기독장병과 군사역자의 작은 모임으로 출발한 기도회가 한국 군선교를 대표하는 의미 있는 성회로 발전했습니다. 줄곧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성회를 이어왔습니다. 올해도 1만5000여명의 군장병과 군선교 관계자, 그 가족 등이 참석해 깨어 기도할 겁니다.”

6·25전쟁은 기독장병들에게 각별하다. 선배 장병이 목숨을 바쳐 지킨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전장에서 산화한 국군의 땅에 풀이 자라고, 그 땅 위에 후대가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 이루어 오늘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은 세계 속에 중심국가가 됐습니다. 6·25전쟁은 기독군인에게 영적 유월절과 다름없습니다. 북한 김정은정권의 도발 위협을 이겨내고 하나님 평화를 세우게 해달라고 눈물로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성회를 통해 응답 주시는 주님입니다.”

그는 “기독장병과 군선교관계자 중심으로 갖는 성회인데 매년 놀라는 게 일반 크리스천의 참여율이 30%가 될 정도로 높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 단장은 장로회신학대학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등에서 공부했다. 그리고 198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파송 군목으로 임관했다. 특전사령부, 5공수여단장, 육군훈련소 등지서 사역했다. 사역 중 아내 송윤숙 사모를 2010년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다.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마친 재원이었다.

“군종목사 사모로 15번 이상 이사를 다니며 네 자녀를 돌보던 아내였습니다. 마지막까지 의대생들을 위해 시신기부를 하고 떠났어요.”

1년여 투병하던 송 사모가 혼미한 가운데 보낸 휴대전화 문자를 이 단장은 지우지 않고 있었다. ‘새날을 열어주신 주의 은혜 감사. 날마다 감사. 오늘도 주님 동행. 전이 된 곳 감사. 치유 소망, 정우 축복.’

“이 문자를 보낸 후 혼수상태에 빠졌고, 삼일 후 주님 품에 안겼습니다. 아내를 통해 주님을 더 확실하게 봤습니다. 늘 힘이 돼 주던 아내였는데…그립죠. 하지만 자식 같은 장병들이 씩씩한 찬양을 할 때면 슬픔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장병들을 이끌라고 하나님께서 제게 명령하셨습니다.”

대전=글·사진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