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공공임대아파트 ‘그렌펠 타워’ 참사 이재민들이 고급 아파트 단지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일간 이브닝 스탠더드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시 당국은 그렌펠 타워에서 3㎞ 떨어진 신축 아파트 단지에 방 1∼3개짜리 아파트 68채를 매입했다. 현재 화재 현장 인근 호텔과 여관 등에 임시 수용된 화재 생존자 250여명은 7월 말 이곳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최소 분양가 150만 파운드(약 22억원), 펜트하우스의 경우 1300만 파운드(188억원)에 이르는 고급 아파트다. 실내 체육관과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당국은 이 아파트 개발 업체 버클리 그룹의 선의로 불과 1000만 파운드(145억원)에 68채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피즐리 버클리 그룹 회장은 “화재에서 살아남은 이들에게 보금자리를 구해줘야 한다”며 “이들이 안전하고, 친구들과 가까운 곳에 집을 얻어 삶을 재건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지난 14일 화재 발생 당시 초기 대응 부실로 79명이 사망했다는 지적에 대해 ‘국가의 실패’라고 공식 사과했다. 메이 총리는 “국가와 지역의, 나라 전체의 실패였다.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 돕지 못했다. 총리로서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렌펠 타워 관할 구청인 켄싱턴첼시구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16차례 안전점검을 실시했음에도 불법 가연성 외장재가 부착된 사실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인재(人災)라는 비판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런던 화재 생존자들, 22억 아파트 입주한다
입력 2017-06-2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