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추경 처리” 野 “조국 출석”… 국회정상화 불발

입력 2017-06-23 05:02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 결과를 발표하던 중 울먹이며 눈물을 닦는 모습. 여야는 이날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 채택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여야 4당 원내대표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후폭풍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이견만 확인하고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 및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다만 야당은 합의 결렬에도 인사청문회에는 참여키로 했다. 국회 상임위별로 인사청문회 일정이 속속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10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 합의문 채택을 시도했다. 회동은 1시간도 안 돼 성과 없이 끝났다.

추경 협상이 가장 큰 문제였다. 민주당은 추경 관련 ‘추후 계속 논의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넣자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고 맞섰다.

7월 국회에서 소집키로 한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할 증인도 논란거리였다. 한국당은 합의문에 조 민정수석 등 청와대 수석들의 출석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4당 원내대표 회동이 결렬되자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정권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또 “국회가 추경 심사도 아니고 논의도 못 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이렇게 한다면 국회를 운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민정수석 출석에 대해서도 “국회가 사람을 찍어 나오라는 것은 업무보고가 아니다”며 “청와대 업무보고를 받는 건 당연하지만 사람을 특정하는 것은 의도를 가진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우 원내대표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울먹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떨리는 목소리로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당이 합의문에 ‘계속 추경을 논의한다’는 내용을 넣는다고 해서 현 시점에서는 동의해줄 수 없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수석의 운영위 출석 명시 문제도 “합의문에 넣는 것에 여당이 반대했다. 구두라도 합의를 보자고 했지만 충분히 논의가 안 됐다”고 밝혔다.

여야가 합의문 채택에 실패하면서 정부조직법 심사, 국회 특위 처리 문제도 제동이 걸렸다. 다만 야3당이 인사청문회 참여로 입장을 바꾸면서 상임위별로 인사청문회 일정이 속속 확정됐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각각 30일과 다음달 3일 실시하기로 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26일, 외교통일위원회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29일 연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각각 29일과 28일 열기로 했다.

글=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