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알뜰 소비족 잡아라”

입력 2017-06-22 20:09 수정 2017-06-22 21:17
한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세계상품권을 모바일 SSG페이 내 SSG머니로 전환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 제공

직장인 박모(35)씨는 짝수달마다 1일이 되면 통신사 멤버십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SK텔레콤 멤버십 고객으로, 멤버십 전용 사이트 ‘초콜릿’에서 이마트 신세계상품권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백화점 오프라인 상품권 매장을 가도 구매할 수 있지만 박씨가 통신사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이유는 할인율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짝수 달에만 멤버십 5000점을 차감한 뒤 상품권 구매 금액의 10%를 할인해준다. 10만원 상품권을 사면 1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박씨는 할인받아 구매한 상품권을 꼭 써야 하는 고정 지출에 사용한다. 신세계그룹이 운영 중인 간편 결제 시스템 ‘SSG페이’를 이용하면 상품권으로 아파트 관리비를 낼 수도 있다. SSG페이는 신세계상품권이나 멤버십 포인트, 은행·카드사가 운영하는 포인트를 돈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SSG머니’를 운영 중이다. 아파트 관리비 납부 서비스인 아파트아이와 제휴해 관리비를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SSG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구매한 상품권을 SSG머니로 전환한 건수가 매달 평균 28%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액을 재테크에 활용하는 ‘짠테크’가 인기를 끄는 것처럼 매달 고정 지출 금액을 소액이라도 알뜰하게 쓰려는 소비족도 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을 잡기 위해 혜택을 선보이면서 동시에 이용 고객을 묶어둘 수 있는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해외 구매대행 배송 서비스 업체 몰테일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닷컴은 수입차 정품 쇼핑몰 서비스 ‘파트테일’을 론칭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수입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수입차 부품을 몰테일 각 해외 지사를 통해 100% 정품을 정식 수입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부품 비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부품을 직접구매(직구)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아예 배송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코리아센터닷컴 관계자는 “시중 외제차 공식 서비스센터 가격 대비 최대 30%까지 저렴하게 부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부품이 아니라 정품이기 때문에 성능과 안전에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파트테일은 부품을 결제하면 제휴 정비소로 부품을 보내 고객의 차량 수리가 가능토록 하는 연계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매하는 플랫폼을 변경하면 돈을 지급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이베이츠코리아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해당 사이트에 바로 연결하지 않고 자사 플랫폼을 경유해 접속하면 구매 금액의 최대 26%를 캐시백으로 지급하고 있다. 당일 고시 환율 기준으로 환전돼 은행 계좌에 자동 입금되는 방식이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1880만원을 적립금으로 수령한 소비자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불황이 심해지면서 돈을 쓰면서도 버는 듯한 ‘알뜰 쇼핑팁’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